[(주)코셈]코셈, HBM 검사장비 출사표…PLP·유리기판도 꿰뚫어본다
주사전자현미경(SEM) 전문기업 코셈이 반도체 첨단 패키징 비파괴 검사 장비 제조사로 탈바꿈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석용 모듈 공급에 착수했고 향후 패널레벨패키징(PLP), 유리기판 전용 자동화 검사 장비 라인업을 가동한다.
최근 코셈 대전 본사에서 만난 이준희 코셈 대표는 "반도체 단면을 정밀하게 연마하는 이온 빔 폴리셔(Ion Beam Polisher)는 국내 장비사와 협업해 장비로 만들었다"며 "이미 주요 반도체 제조사에 공급해 양산성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코셈은 2007년 설립된 국내 SEM 개발·제조 기업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기술을 이전 받아 출발했다. 2010년대 초 소형·탁상형(Tabletop) SEM을 국산화했고, 2022년 기준 전세계 판매 기준 점유율 5위를 기록하며 시장 경쟁력을 확보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 박사인 이준희 대표가 2010년 코셈 연구소장으로 입사해 해당 기술의 연구개발(R&D)를 이끌었다. 이 대표는 2012년 기술 개발 역량과 사업 기획력을 인정 받았다.
이온 빔 폴리셔는 전자현미경으로 물체를 관찰하기 전, 시료(샘플)를 식각·연마하는 전처리 장비다. 코셈이 2019년 개발 완료한 '이온 밀러(Miller) 상용화 기술'이 밑바탕이다. 아르곤(Ar) 이온 빔을 쏘는 코셈의 이온 건(Gun) 모듈이 장비 내부에 들어간다. 전처리 후 시료를 관찰·분석하는 별도의 SEM도 탑재된다.
이 장비는 써모피셔 싸이언티픽이나 자이스 등 글로벌 경쟁사들의 집속 이온 빔(FIB:Focused Ion Beam)-SEM 시스템과 유사하다. 다만 가공 면적과 속도가 다르다. FIB-SEM은 수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극소 부위만 송곳처럼 정밀 가공할 수 있다. 나노 단위 결함을 정밀 분석할 때 적합하다.
이온 빔 폴리셔는 최대 수 mm의 넓은 면적을 시간당 1000㎛씩 빠르게 깎을 수 있다. HBM의 실리콘관통전극(TSV)·미세 금속 돌기(마이크로 범프), 다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내부 층 등 구조·결함 확인에 쓸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 코셈의 이온 밀러 결합 주사현미경 제품군 CP-SEM은 타사 FIB-SEM의 가격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이 대표는 "당초 100시간을 보장했던 이온 건 모듈 내구성을 실제 반도체 양산 라인의 기준에 맞춰 수천 시간으로 끌어올렸다"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쯤 고객사의 퀄 테스트를 통과하고 양산 공급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셈 자체 브랜드 '에어트론(Eirtron)'으로 반도체 검사 장비도 준비하고 있다. 웨이퍼는 물론 대형 패널, 유리기판 등 대면적 시료를 제조 도중 비파괴로 관찰하는 용도다. 코셈이 독자 개발한 대기압 주사전자현미경(A-SEM) 기술 기반이다.
기존 대형 기판 검사는 단면을 자른 후 분석실로 옮겨 검사해야 했다. 검사에 쓰이는 일반 SEM이 고진공 밀폐 챔버를 사용하며, 시료 크기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SEM은 조사한 전자빔이 반사된 신호를 분석해 시료를 검사한다. 빔이 공기 입자와 충돌해 흩어지면, 신호가 약해지고 검출 이미지가 흐려진다. 고진공 챔버는 이를 방지하는 용도다.
A-SEM은 SEM의 해당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30나노 분해능의 고해상도 이미지 검출 성능은 유지했다. 빔을 방출하는 전자총 포함 전자 경통(Column) 영역을 그래핀 박막으로 외부와 완전 분리한 덕분이다.
그래핀은 전자 투과율이 높다. 빔은 통과시키고, 외부 공기는 막는다. 다중창 구조로 만들어져 1기압의 압력을 견딜 수 있다. 그래핀 막과 신호 검출기를 최대한 시료와 밀착하고, 헬륨 가스도 주입해 전자빔 확산과 신호 손실을 최소화했다. 모두 코셈이 특허로 등록한 원천기술이다.
A-SEM은 외부 공기(대기압) 상태에서도 시료를 관찰할 수 있어, 크기 제한이 없다. 진공 챔버의 배기나 시료 절단 등 복잡한 전처리 과정도 생략할 수 있다. 공정 시간 감소에 기여한다.
이 대표는 "A-SEM 기술은 생산 라인 내에서 시료를 훼손하지 않고 실시간 관찰·분석할 수 있어, 반도체 검사 공정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혁신이 될 것"이라며 "A-SEM 자동화 장비 상용화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히타치 등 해외 업체가 주도하는 반도체 장비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셈 자동화 장비 시험 모델은 국내 주요 기판 업체 실증 평가에 올랐다. 향후 후공정 외주(OSAT) 진영으로 타깃 고객사를 넓힌다.
